PASTORAL COLUMN
단기선교를 향하여
박명호 목사
나는 오늘 저녁 비행기로 필리핀 단기선교를 떠난다. 그런데 이번 선교는 다른 때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. 2년 동안의 기다림 끝에, 마침내 열 명의 신학생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사명자로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. 처음 스물세 명이 입학했지만, 열 명만이 끝까지 남아 졸업장을 수여하게 됩니다. 나머지 열세 명은 공부가 싫어서가 아니라, 가족의 생계가 막막하고,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, 사명자의 꿈을 잠시 내려놓고 포기했다. 포기하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던 그 눈빛들이 막상 졸업식을 하는 10명의 학생들과 중첩되어 떠오른다.
이번이 여섯 번째 졸업식이다. 오랜 세월 동안, 이 사역은 한 번도 순탄한 적이 없었다. 운영비가 바닥날 때도 있었고, 코로나가 모든 것을 멈춰 세웠을 때도 있었다. 그럼에도 이 졸업식이 여섯 번이나 열릴 수 있었다는 것은, 오직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.
솔직히 고백하자면, 이 사역은 외로운 싸움이었다. 물질도, 시간도, 몸도 끝없이 요구되는 일이었다. 주님 앞에 홀로 서서 이 부르심이 맞는가를 수없이 물었다. 그럼에도 결국 이 길을 걸어온 것은, 하나님이 먼저 부르셨다는 확신 하나였다.
그래서인지 이번에 졸업하는 열 명의 학생들은 내게 단순한 제자가 아니다. 그들은 내 가슴으로 낳은 자식들이다. 생계의 벼랑 끝에서도 성경을 놓지 않았던 그 손들, 어려움 속에서도 배우고자 말씀 한 절이라도 더 배우려고 애쓰던 그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.
그런데 졸업식의 기쁨을 앞두고도, 내 마음에 무거운 짐으로 남는 기도 제목이 있다. 졸업 이후의 문제이다. 그들이 돌아갈 현실은 여전히 척박하다. '어떻게 이들의 사역을 계속 도울 수 있을까?' 이 질문이 짐을 꾸리는 손을 멈추게 한다. 그러나 동시에, 나는 안다. 이 아이들을 부르신 분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라는 것을. 그러므로 그들의 앞길을 향한 염려도 결국은 주님께 올려 드려야 할 기도 제목이지, 내가 혼자 짊어질 짐이 아님을 고백한다.
선교지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래서 즐겁고도 무겁다. 10년의 세월과, 그 세월을 함께 버텨 온 주님의 신실하심이 한꺼번에 밀려올 감동의 졸업식을 위해 기도하며 선교지를 향해 떠난다.
